거울 앞에 서서 (임길택)
아버지 하시는 일을
외가 마을 아저씨가 물었을 때
나는 모른다고 했다
기차 안에서
앞자리의 아저씨가
물어봤을 때도
나는 낯만 붉히었다
바보 같으니라구
바보 같으니라구
집에 돌아와
거울 앞에 서서야
나는 큰 소리로 말을 했다
우리 아버지는 탄을 캐십니다.
일한 만큼 돈을 타고
남 속이지 못하는
우리 아버지 광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