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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칠재료(사진출처:국가무형유산원)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이용한 칠공예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미술품이다. 옻은 일단 건조가 되면 인체에 무해하면서 강도가 높고 방부성, 내열성이 강하여 악조건에서도 수명이 매우 오래 지속된다. 또 특유의 아름다운 빛깔과 광택이 있어 어떤 인공도료 보다도 우수하며, 부드러운 질감과 좋은 향,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빛깔이 우러나는 등 장점이 많은 재료이다.
우리나라의 옻칠공예는 옻칠이 발달한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 가운데서도 나전칠기가 단연 두드러진다. 중국은 옻칠을 두텁게 올린 뒤 칠층을 조각하여 무늬를 새기는 조칠이 특징적이며, 일본은 옻칠 바탕에 금분, 은분을 뿌리거나 금, 은박을 붙여 장식하는 마키에를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우리나라 특히 고려시대에는 나전칠기의 기술과 조형적 수준이 절정에 달하였다.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를 방문한 서긍이 『고려도경』에서 나전에 대해 ‘기술이 정교하여 가히 귀하다’고 한 점이나, 원나라 도종의 요구에 따라 경전을 담을 나전상자를 제작하기 위해 1272년(원종 13년)에 설립한 전합조성도감의 존재 등을 통해서 확인된다.
죽공예 제작과정(사진출처:국가무형유산원)
죽공예(竹工藝)는 대나무를 재료로 하여 여러 가지 생활용품과 장식품들을 아름답고 쓸모 있게 만들어내는 공예의 한 형식이다. 대나무의 성질은 단단하고 가벼우며 물기에 견디는 힘이 강하다. 또 깨끗하고 곧게 자라며 표피에 자연스러운 광택과 매끄러운 감촉이 있다. 대나무는 옛날부터 청빈한 선비들의 기개를 상징하여, 선비들이 스스로 지켜야 할 고결한 정신에 빗대어질 만큼 사랑 받아 사랑방용품으로 애용되었다.
우리나라 대나무의 생장 지역은 강원도 양양에서부터 동해안을 따라 내려와 경상북도 안동과 김천, 충청북도 영동, 전라북도 무주, 충청남도 부여로 연결되는 지역의 이남 지방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에서 많이 생산된다.
현재 담양·나주·보성 등 전라남도 지역에서 전국 대나무 생산량의 절반 정도가 재배되고 있으며, 경남 진양· 산청·함양·하동 등에서도 많은 양이 생산되고 있다. 담양에서는 오늘날까지 죽석·대발·바둑판·죽피방석·소쿠리·채상 등 다양한 죽공예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불에 달군 인두로 대나무 표피에 글씨나 그림을 그리는 낙죽장(烙竹藏)이 계속 전승되어 낙죽공예의 명산지로 알려져 있다. 전주는 예로부터 부채인 합죽선이나 태극선이, 남원은 연죽으로 만든 부채가, 광양에는 낙죽장도가 유명하다. 경남 진주, 하동은 죽피방석·바구니·소쿠리 등의 생활죽물 외에 어도구(漁具)도 생산되고 있다.
화각필통(사진출처:경기도박물관)
화각은 쇠뿔을 얇게 저며 반투명으로 만든 후 안쪽에 그림이나 무늬를 그려 적송이나 오동나무로 만들어진 공예품 위에 덧붙여서 만든 공예이다. 나전칠기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고유의 전통 왕실공예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창적인 공예이다.
우리나라의 알뜰한 생활 풍습, 소박하면서도 고상한 생활정서와 취미가 반영된 목칠공예미의 정수이다. 이러한 화각을 주로 생산한 곳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인 양화진(楊花津)부근으로, 국권 상실 전후까지 계승되어왔다.
화각은 어리지도 늙지도 않은 수소의 뿔을 재료로 하여 백골(白骨: 나무로 형태를 만드는 것), 각질(쇠뿔을 얇게 갈아 종잇장처럼 만드는 것), 설채(얇은 쇠뿔 뒷면에 채색하는 것)의 과정으로 만드는데, 특히 각질과정이 중요하다. 즉 잘라낸 쇠뿔은 길이대로 잘라서 뿔 속의 각질을 없애기 위해 펄펄 끓는 물에 익힌 다음 익힌 뿔 속을 고루 깎아내고 인두로 지진다음 박달나무 방망이로 펴고 무거운 시로 눌러 평평하게 다듬어서 사용한다.
수십 차례의 공정을 거친 뒤 힘들게 제작되는 화각은 들인 공과 정성에 비해 실용성이 적은 결점이 있다. 표면에 광택을 칠하여 채색이 잘 벗겨지지는 않지만 뿔 자체가 풍화되거나 부스러지기도 하는 등 튼튼하지 못하여 보존이 어렵다. 또, 재료가 귀하며 공정이 까다로워 생산이 많지 않았으므로, 특수 귀족층들의 기호품이나 애장품으로 이용되었고 일반대중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희귀 공예품이다.
화각은 적·청·황·백·흑 등 오색을 기본으로 한 화려한 색채와 장식성 때문에 실내분위기를 화사하고 생기 있게 해줘 여성 취향의 고급혼수로 사용되었다. 현존하는 유물은 대부분 조선말기 이루 근대기의 여성용 소품들인 보석함·경대·반짇고리·참빗·바느질자·실패·장도·베갯모 등의 소품이 주를 이루며, 드물게 소형의 함·2, 3층의 버선장·머릿장 등이 있다.
문양은 주로 수복(壽福)을 기원하는 문자나 각종 상징물·자연물 등을 조각하였다. 한 조각의 크기는 사방 10∼13㎝로 연속되는데, 조형적 특성은 곡선이 주를 이루며 붉은색을 많이 쓰고 윤곽선에 백색 또는 흑색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더욱 화려하고 선명한 느낌을 준다.
목재종류(사진출처:국가무형유산원)
조선시대 목가구는 소나무, 오동나무, 느티나무, 먹감나무, 참죽나무(참중나무), 은행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사용되었다. 좋은 목가구를 제작하려면 각 가구의 기능과 형태를 고려하여 나무 고유의 성질과 장단점을 살펴 나무를 골라 제작하였다.
소나무
한옥의 기둥에서부터 실내가구에 이르기까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수종이며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는 침엽수로 수축팽창의 변화가 크게 없다. 나뭇결이 고우며 부드럽고 향기가 있다. 한옥에서 제일가는 목재로 이용되며, 함지와 같은 큰 그릇류와 장승을 만드는 데에 사용되었다. 또 선비 취향에 잘 맞아 서안·연상·책장·서류함 등 문방가구에 널리 애용되었다. 가구의 기둥과 서랍 등의 골재와 장·농의 양측과 뒷면 판재로서도 폭넓게 사용되었다. 습기에 강하며 매우 단단하여 찬장, 찬탁, 뒤주의 골재와 판재에 사용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제기·제상·향탁·물건을 포장하는 궤·궁 안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목기를 만드는데도 사용되었다.
오동나무
경기이남 지방에 밀집하여 자생하는 활엽수이다. 결혼할 때 새살림으로 마련된 장과 농에 필수적으로 사용되어 혼수목이라고도 불렸다. 오동나무는 서류나 의복, 중요 기물 등 습기에 약한 물품들을 보관하는 데 주로 사용되었는데 이는 특수섬유질로 인해 건습 조절이 되기 때문이다. 나무의 질은 연하고 갈라지거나 뒤틀림이 적고 가볍다. 장·농·함은 물론이고 거문고 등의 악기를 만들 때 사용되었으며, 좋은 판재는 장·책장·문갑에도 쓰였다. 판재의 색이 희고 표면이 무른 점은 단점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바깥 면에 사용할 때는 표면을 뜨거운 인두로 지진 후 볏짚으로 문질러 부드러운 섬유질은 벗겨내고 단단한 무늿결을 남게 하는‘낙동법’을 사용한다. 판재의 표면이 검고 광택이 없어 검소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사랑방용품 재료로 사용되었다.
느티나무
느티나무는 우리나라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자라는 활엽수로 그늘을 만들어 쉬게 하는 정자목으로 수명이 길며 높고 굵게 잘 자라는 나무이다. 단단하고 질기며 광택이 있으며 접착성이 양호하다. 다른 수종에 비하여 무닛결이 다양하고 아름다워 목가구의 형태와 쓰임새에 따라 알맞은 성질과 무닛결을 선택하여 사용한다. 건습에 예민하여 수축팽창의 폭이 심하고 비틀리는 단점이 있다. 장과 농의 전면 복판재나 각종 판재에서 좋은 무늬를 대칭으로 구성하거나 동일한 무늬를 얻기 위하여 판재를 얇게 켜서 사용한다. 이때 비틀리거나 휘는 성질을 막기 위해 뒷면에 잘 건조된 소나무나 오동나무 판재를 엇갈리게 덧붙여서 사용한다.
연귀맞추기(사진출처:국가무형유산원)
우리 선조들은 일찍부터 풍부한 살림자원을 이용해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목재로 집을 짓고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벌목한 생나무는 껍질을 벗겨내고 물, 개흙, 바닷물 또는 땅을 파고 풀잎과 함께 묻어 여러 달 동안 결을 삭힌 후 통판으로 켜서 판재와 판재 사이는 각목으로 괴어 통풍이 잘 되도록 2-3년간 그늘에서 자연건조 시켜 사용하였다. 실력 있는 장인은 이렇게 건조 시킨 나무를 온돌방에 1년 이상 두어 온돌방의 환경에 적응시킨 다음 가구를 제작하였다고 한다.
각 부재의 선택은 목재의 특성을 살펴 힘을 받아야 하는 기둥은 곧고 단단한 나무의 곧은결을, 판재는 무늬가 뚜렷한 나무를 널결로 제재하여 마련하였고, 화장재는 나무의 혹, 나무가 선화, 교착되어 기묘한 무늬를 이룬 뿌리부분은 용목, 먹감나무의 자연스러운 검은 무늬, 오동나무의 두드러진 나무결을 이용하는 등 목재의 특성에 맞게 적재적소에 사용하였다.
짜임과 이음
우리나라는 대부분 온돌방을 중심으로 사용되어 계절에 따른 온습도에 의한 목재의 수축, 팽창에 따라 뒤틀리거나 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로면의 판재와 판재는 사개짜임이나 연귀사개로, 골재와 골재는 촉짜임, 골재와 판재는 통끼움을 하였고, 세로면과 세로면의 판재의 짜임이나 가로면과 세로면 판재는 맞짜임에 대못을 박아 견고하게 고정시켰다.
목조 다듬기(사진출처:국가무형유산원)
목공예품의 표면을 장식하는 조각기법은 양각, 음각, 투각, 상감, 입체조각, 나무조각 장식을 붙이는 것이 있다.
양각과 음각
양각은 공예품의 문양이 돌출되게 조각하는 기법이며, 음각은 양각과 반대로 문양을 파내려 판면을 돌출되게 하는 기법이다.
투각
투각은 배경을 조각하여 구멍을 뚫어 원하는 무늬를 만드는 조각 기법이다.
입체조각물
입체조각물에는 혼례용 기러기, 제사용 목어(木魚), 혼백을 위로한다는 상여의 어릿광대·새·저승사자·봉황 머리 등과 불교조각인 나한상(羅漢像)·동자상(童子像)을 꼽을 수 있다.
배경사진:칠장정제공구(사진출처:국가무형유산원)
배경사진:낙죽장(사진출처:국가무형유산원)
배경사진:(사진출처:국가무형유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