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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사진:사진엽서, [(조선풍경)노점](사진출처:부산광역시립박물관)

01

고리대와 이자

전통시장에서 돈을 빌리고 갚는 것은 장날마다 일정한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상인들 스스로 돈을 빌리거나 갚기도 하지만, 대부분 농민들이 상인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갚는다. 시장에서 돈을 빌려주는 사람을 흔히 ‘전리(錢利)꾼’이라고 부른다. 전리꾼은 대부분 가난한 농민들을 대상으로 고리대(높은 이자)를 받았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상인이 농민들에게 대여하는 것은 주로 현금이나 현물이었다. 전통시장에서 통용되는 이자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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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자
1원을 빌릴 경우 이자에 해당하는 10전을 선이자로 땐 나머지 90전만 받고 이후에 매 장날마다 10전씩 10회로 나누어 분납 하는 것이다.
선이자
돈을 빌려줄 때 원금에서 이자를 미리 공제하는 것을 말한다. 근래에도 사용했던 ‘일수’나 ‘월수’는 원금에 이자를 얹어 날마다 또는 다달이 갚아 나가는 것이다.
일변·월변
날변 또는 달변이라고 하며, 날이나 달을 단위로 이자를 계산하는 것이다.
낙변·가변
낙변은 이자를 분납할 때 이율을 점차로 줄여서 받는 방식이고, 가변은 반대로 늘려서 받는 방식이다.
간변
다른 사람의 자금을 장기간 빌린 후 그것을 단기간으로 빌려주어 이자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의변
자본이 많은 상인이 심부름꾼인 차인에게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고, 차인은 이것으로 고리를 받는 경우를 말한다.
시변
신임하는 환전거간에게 일임하여 이자를 받는 것이다.
체계
체곗돈 또는 장체계라고도 하며, 장날마다 횟수를 나누어 본전과 이자를 함께 갚아 나가는 방식이다.
누운변
원금은 남긴 채 이자만 치르는 것이다.
02

계산할 때 사용하는 셈기구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서는 물건의 특성에 맞게 도량형을 가지고 길이·부피·무게를 재고, 그 결과에 맞게 계산이 이루어진다. 이 때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서 ‘산가지[算木]’나 ‘주판(珠板)’등의 셈기구를 사용한다. 산가지는 숫자를 계산하기 위해 나무 막대를 이용하며, 주판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개발한 셈기구다. 고대 중국에서 비롯해서 오늘날까지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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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가지(사진출처:국립민속박물관)
나무 막대를 이용한 셈기구 ‘산가지’

산가지는 숫자를 계산하는 막대 또는 사용하는 방법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나무막대 몇 개를 옮겨 간단히 숫자의 변화를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많은 상인들이 사용하였다. 산가지로 수를 표시할 때는 일의 자리와 십의 자리 수를 혼동하지 않도록 세로, 가로로 구별하여 놓고, 그 윗자리도 계속해서 세로, 가로로 번갈아 가며 놓는다. 또 6부터 9까지는 산대를 놓는 방법을 다르게 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한다. 산가지 조작이 상인들은 덧셈과 뺄셈을 할 수 있었고다. 산가지는 보통 대나무로 만든 산통에 넣어서 보관한다.

주판(사진출처:통영시립박물관)
인류가 개발한 최초의 셈기구 ‘주판’

주판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개발한 셈기구다. 고대 중국에서 비롯해서 오늘날까지도 사용한다. 주판은 “장방형의 작은 틀 위쪽에 칸을 막고 가는 철사나 대오리 21∼27개를 내리꿰어 동글납작하고 작은 나무 알이나 뼈로 깎은 알을 위 칸에는 하나 또는 둘, 아래 칸에는 네 개 또는 다섯 개를 꿰어놓은 것” 이다. 위의 알은 한 개를 다섯으로, 아래알은 한 개를 하나로 계산한다. 주판을 이용해서 덧셈, 뺄셈, 나눗셈, 곱셈 등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주판이 언제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주산의 교본이라 불리는 정대위의 『산법통종』이 1593년에 출간되었다. 그러나 그 사용이 번거롭다고 여겨 조선시대 후기까지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산가지에 못 미친다’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이었다.

03

길이와 양, 무게를 재는 도량형

도량형은 길이와 양, 무게 등을 재는 기구 및 단위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도(度)는 길이의 길고 짧음을 나타내고, 양(量)은 부피가 크고 작음을 재는 것, 형(衡)은 무게의 가볍고 무거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도량형 제도를 처음 실시한 것이 삼국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삼국사기』와 『고려사』에 보(步)·리(里)·장(丈)·척(尺)·촌(寸)과 같은 길이 단위, 섬[斛]·되[升]와 같은 부피 단위, 근(斤)·푼[分]과 같은 무게 단위가 보인다. 조선시대에 와서 도량형의 기본 틀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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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를 재는 기구

길이를 재는 기구에는 황종척, 주척, 영조척, 예기척, 포백척 등이 있다.

부피를 재는 기구

부피를 재는 기구에는 섬, 말, 되, 홉 등이 있다.
홉은 한 줌에 약 180ml, 되는 두 손에 한 웅큼 약 1.8L, 말은 되의 열 배 약 18L이다. 한 되의 10배=한 말, 한 말의 10배=한 섬이라 한다.

무게를 재는 기구

황종관에 우물물을 가득 채워 그 물 무게를 88푼으로 정한 것이 다. 이를 기준으로 10리를 1푼, 10푼을 1돈, 10돈을 1냥, 16냥을 1근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