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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배경이 된 우리나라 곳곳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우리는 가보지 않고도 안다. 영화, 소설 등의 수많은 예술작품 속에서 봐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각 지역을 배경으로 만든 소설과 그림이 있다. 꾸준히 지역에서 활동하며 그 지역만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담아내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있다.
강원도메밀꽃 피는 봉평의 가을 달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서 장똘뱅이 허생원이 가는 달빛 환한 밤길은 강원도 봉평에서 대화까지 70리나 이어진다. 척박한 땅 강원도의 메밀꽃과 달밤을 이토록 아름답고 신비스럽게 묘사한 작품은 만나보기 어려울 것이다. 김유정의 <봄봄>, <동백꽃>, <솥> 등의 작품들은 춘천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탄생했다.

봉평 메밀꽃밭

봉평 메밀꽃밭

경상도통영 앞바다와 중앙 우체국
통영 바다풍경

통영 바다풍경사진출처 : 통영시청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는 구절로 유명한 유치환의 시 <행복>은 통영 중앙우체국에서 쓰였다. 시인은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20여년의 사랑 이영도에게 이 시를 썼다. 통영 바다를 그린 화가도 있다. 섬이 군데군데 떠 있고, 배가 총총히 들어서 있는 통영 앞바다를 향토적이면서 조형적으로 그린 전혁림의 그림 속 다양한 푸른색은 남해의 쪽빛이다.

전라도애처로운 선율에 실려오는 목포 항구
목포항과 유달산 전경

목포항과 유달산 전경사진출처 : 목포시청

이난영

이난영

목포 출신 가수 이난영이 부른 가장 유명한 노래는 <목포의 눈물>와 <목포는 항구다>이다. 당시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으로 시작하는 <목포의 눈물> 첫 소절을 모르는 사람이 있었을까? 이 노래들에는 노적봉, 유달산, 삼학도, 영산강 등 목포 곳곳이 배경으로 나온다. 애수에 젖은 이난영의 목소리에 실려 목포항과 유달산은 영원히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충청도차마 꿈엔들 잊히지 않는 옥천

정지용의 시 <향수>는 노래로도 만들어졌고, 교과서에도 실려 한 때 입시의 단골문제로 출제되었다. 아름다운 우리말로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일반적인 시골마을에 대한 향수를 노래했다고 수업시간에 배웠겠지만, 정지용이 일본유학 당시 썼던 이 시는 자신의 고향 옥천을 떠올리며 쓴 시이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과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은 옥천의 것이다.

서울진경산수의 인왕산과 구보 씨가 걸었던 경성
정선 인왕제색도

정선 인왕제색도사진출처 : 한국데이터진흥원

서울을 배경으로 삼은 작품은 너무나 많지만, 그 중 조선시대 화가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상향의 산수가 아니라 우리나라 산수를 직접 보고 그대로 그린 진경산수 작품으로 유명하다. 인왕제색도의 인왕산은 지금도 그 모습 그대로 건재하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소설 중에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1930년대 경성의 모습을 산책자의 관점에서 느긋하게 보여준다. 그 시절 서울이 어땠는지 구보 씨의 산책길을 따라가다 보면 눈에 훤히 보이는 것 같다.

인천/경기공장지대의 건축과 삶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 김중업은 삼일빌딩, 세계평화의 문 등 다양한 건축을 설계했다. 그 중에는 공장도 있었는데, 유유제약 안양공장이 김중업의 작품이다. 이곳은 현재 김중업 건축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장지대가 있었던 곳이다. 일제강점기 인천 공장지대의 모습을 잘 그린 작가로 강경애가 있다. 그녀의 대표작 <인간문제>는 인천에서 품팔이로 생계를 이어나갔던 작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장편소설이다.

김중업이 설계한 유유산업 공장

김중업이 설계한 유유산업 공장

일제강점기 조선 인천항 시가 광경

일제강점기 조선 인천항 시가 광경사진출처 : 수원광교박물관

제주이중섭의 행복했던 서귀포 앞바다

화가 이중섭은 6.25가 터진 뒤 1951년 제주도에 피난 내려와 온 가족이 함께 살았다. 불우했던 짧은 생애에서 그의 가장 행복했던 시절은 제주도에서 온 가족과 함께 살았던 시절이라고 회고한다. 그때 그렸던 <서귀포 환상>의 따뜻한 노란색과 해 맑은 아이들의 모습은 그의 행복한 심정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이중섭 거리에서 내다보이는 섶섬을 그린 <섬이 보이는 풍경>에서도 그 시절 서귀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중섭 서귀포 환상

이중섭 서귀포 환상사진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이중섭 섭섬이 보이는 풍경

이중섭 섭섬이 보이는 풍경사진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지역문화예술인 컨텐츠2

여류라 부르지 마라!우리나라 여성문화예술인
역사에서 여성들의 이름을 찾기 힘든 것처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여성들의 이름은 드물다.
그런 가운데 조선시대 사대부가에서 자신의 글과 그림을 그린 여성들, 노래와 춤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성들이 있다.
근현대로 넘어오면 대하소설을 쓴 여성들, 판소리의 계보를 이은 여성들이 있다. 문화예술의 한 축을 담당했던 여성들에 대해 알아보자.

조선시대 여성문화예술인
여자라면 누구의 어머니나 누이로, ‘O씨 부인’이라는 성만 남아 전하는 조선시대 역사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오롯이 남긴 여성들이 있었다.
비록 그 수는 적지만, 그들의 글과 그림, 춤은 남아 여성들의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동화책 '당당한 그녀, 김호연재'

동화책 '당당한 그녀, 김호연재'사진출처 : 대덕문화원

사대부가의 여자들
조선시대의 가장 유명한 여성 신사임당은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알려져 있지만, 본인의 그림과 글도 수준급이었다. 뛰어난 시를 썼던 허난설헌과 김호연재는 불행한 결혼생활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여성들이다. 사대부가 양반 여성들은 사지를 옥죄던 시대 상황 속에서도 타고난 재능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만들었다. 대전광역시 대덕문화원에서는 김호연재가 이뤄낸 삶과 문학적 성과를 그림책으로 제작하였고, 그림책은 지역N문화 포털에서 볼 수 있다.
진채선

진채선사진출처 : 고창문화원

노래와 춤에 담은 한
양반이 아닌 여성들은 주로 노래와 춤으로 이름을 떨쳤다. 바우덕이는 남사당패의 우두머리를 했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여성이었고, ‘이화우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으로 유명한 이매창은 시에 뛰어난 기생이었다. 무당의 딸로 태어난 진채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판소리 명창으로 이후 판소리에 여성들을 진출시킨 물꼬를 틔운 인물이다. 전북 고창문화원에서는 명창 진채선의 일대기 를 그린 창극 ‘진채선’을 제작하였고, 창극은 지역N문화 포털에서 볼 수 있다.
근현대 여성문화예술인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여성들의 발자취가 문화예술분야에 이어졌다.
기생 수업을 받다가 무대에 섰던 여성들, 대하소설을 쓴 여성들, 영화에 출연하거나 영화를 만든 여성들,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는 여성들이 있었다.
근현대 여성문화예술인을 장르별로 나누어 살펴본다.
01
여성이 쓴 소설토지와 혼불
박경리

박경리사진출처 : 통영시립박물관

최명희 <혼불>

최명희 <혼불>

선 굵은 대하소설은 남성 작가들만 쓴다는 편견은 버려야 할 것 같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하소설 <토지>는 여성작가 박경리의 작품이다. 평사리 최참판댁 최서희의 만주까지 아우르는 불꽃같은 생애는 한국의 대표적 대하소설로 추앙받고 있다. 최명희의 <혼불> 역시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에 비견될 정도의 스케일을 자랑한다.

02
여성 명창의 노래심청가, 춘향가, 사의 찬미
윤심덕 관련 기사

윤심덕 관련 기사사진출처 : 동아일보 1926.02.06

기생들의 조합인 권번에서 노래를 배우거나 판소리 명창에게 사사 받은 판소리 명창들 중에 여성들이 많았다. 동편제의 장인 박녹주, 심청가의 이화중선, 춘향가의 김여란, 흥보가의 배설향 등이 그들이다. 판소리 뿐 아니라 서양가요에도 여성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가수이자 ‘사의 찬미’를 부른 윤심덕, ‘목포의 눈물’의 이난영 등이 대표적이다.

03
여성이 만든 영화미망인, 여판사, 민며느리
영화 여판사의 감독 홍은원

영화 여판사의 감독 홍은원사진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감독 최은희

감독 최은희사진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은 박남옥이다. 그녀는 갓난아기를 업고 메가폰을 잡았다.
한국 최초의 여성 시나리오 작가 홍은원은 <유정무정(1959년)>의 각본을 썼고, 실화에 바탕을 둔 <여판사(1962년)>로 감독 데뷔를 했다.
<로맨스 빠빠(1960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년)>, <상록수(1961년)>의 주연으로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최은희는 <민며느리(1965년)>외 여러 편의 영화를 감독했다.

04
여성의 그림뱀과 자화상과 꽃과 여인
나혜석 무희

나혜석 무희사진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나혜석 스페인항구

나혜석 스페인항구사진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감독 최은희

나혜석 자화상사진출처 :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는 나혜석이다. ‘자화상’, ‘무희’, ‘스페인 풍경’ 등의 작품이 남아 있으며, 신문 만평도 그렸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화가라면 천경자를 빼놓을 수 없다.
여러 마리의 뱀을 그린 수묵화 ‘생태’로 이름을 알린 후 이국적인 여인과 꽃을 화려한 색상과 특유의 스타일로 일관되게 그린 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