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을 한바퀴 돌 수 있게 연결해놓은 환상자전거길은 2015년에 개통하여 많은 관광객들과 제주도민들이 찾는 장소이다. 이 환상자전거길은 행정자치부가 가을 자전거 여행길로 선정한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 에 선정되기도 했다.
약 234km의 해안길을 따라 제주를 일주할 수 있는 자전거길은 제주의 각양각색 해변을 둘러볼 수 있는 총 10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지점마다 인증센터가 있어 지나온 길을 확인하며 또 앞으로 나아갈 정보 또한 구할 수 있다. 그래서 환상자전거길에 가보면 곳곳에 인증수첩을 들고 스탬프를 찍는 이들과 길을 확인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자전거 여행 트렌드에 맞춰 라이딩 동호회와 자전거 마니아들이 이 길에서 여러 행사를 열고 참여한다. 자전거길은 용두암에서 시작해서 다시 용두암으로 끝나는 환상(동그라미 형태)코스로 전문가 기준으로는 16시간 가량 소요된다고 한다. 옆으로 바다를 끼고 파도소리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달리는 기쁨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상상 못할 즐거움이다. 노을이 지는 해변가를 달리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이들도 있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육체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이들도 있다.
이렇게 라이딩을 좋아하는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연인들, 가족들도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이 길을 달린다.
옆이 바다이고 길도 잘 다듬어져 있지만 한쪽으로는 차가 다니는 길이기에 개개인이 안전을 조심해야 한다. 불법주차된 차들이 간혹 있어서 이 또한 위험요소이다. 한편 최근에 종영된 예능프로그램에서 이 환상자전거길이 소개되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특히 환상자전거길 중 애월 해변은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고, 한담공원까지 이르는 10.7km의 해안길은 바닷바람과 경치가 조화를 이루는 말 그대로 환상적인 라이딩 코스이다.
용두암, 다락쉼터, 해거름마을공원, 송악산, 법환바당, 쇠소깍, 표선해변, 성산 일출봉, 김녕 성세기 해변, 함덕 서우봉 해변 등 10개의 코스 중 애월 환상자전거길 중간에 있는 다락쉼터는 라이더들에게 최고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가족들이 아이들과 함께 차에서 내려 경관을 보기도 하고, 화장실을 사용할 수도 있다.
구르는 바퀴에 내 몸과 시간을 맡기고 애월 환상자전거길에 가보자. 파란색으로 표시된 자전거 도로 표시에 맞춰 발을 구르다 보면 시원한 바람과 멋진 풍경이 맞아줄 것이다. 벅찬 여정일지라도 함께하며 힘을 주는 소중한 이들과 함께 한다면 즐겁게 즐길 수 있다. 애월 환상자전거길은 이렇게 특별한 도전을 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쌓는 사람들이 바람을 타고 매일 지나가는 곳이다.
제주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마을 하귀1리는 최근 빌라가 많이 들어서고 있는 곳이다. 유입인구도 점점 늘어가고 그러면서 상업적인 공간들도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가로웠던 마을에 유동인구와 차도 조금씩 늘어가고 언제부터인가 개와 산책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하귀1리 주민들이 오아시스같이 여기며 산책하는 곳이 바로 ‘나눔숲 산책로’이다. 크지는 않지만 빌라들 틈에서 짧게나마 숨쉬며 휴식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나눔숲 산책로는 제주시의 에코힐링(eco-healing) 체험을 위한 녹색복지공간 조성사업과 애월읍 하귀리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큰구릉내 나눔숲 조성사업으로 2011년에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제주시에 따르면 2010년 9월 산림청 녹색사업단 주관으로 시행한 공모사업에 선정돼 기금을 지원받아 도심의 녹지네트워크 확충 및 시민들에게 질 높은 녹색복지를 제공하기 위한 그린서비스 사업으로 추진됐다.
나눔숲에는 하귀 지역의 특성을 감안하여 해풍에 강한 해송을 비롯한 황근, 사스레피 등 수목 17종 1만328그루와 계절별로 꽃을 볼 수 있도록 꽃잔디 등 6종 2만127본을 심어 놓았다. 또 숲 사이로 산책로 175m를 시설하여 숲 이용을 편리하게 하였다. 나눔숲 산책로 시설 이용자들의 정서적 안정과 휴식을 위해서 파고라와 산책로, 벤치를 설치하여 인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친교를 나누는 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하귀주민들에게 정말 편안하고 안정을 주는 공간으로 은근 인기가 높다.
하귀 마을과 큰 도로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 마트를 가는 길에도 이 나눔숲을 통과하고 체육관을 갈때도 이 나눔숲길을 통과하여 간다. 때문에 이 숲길을 통과하다 보면 벤치에 앉아 잠시 쉬는 어르신들도 볼 수 있고, 어딘가를 바삐 가려다가 지인과 마주치고 반갑게 인사 나누며 가던 길을 재촉하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늘 언제나 그 자리에 서서 오고가는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주기도 하고, 때가 되면 꽃을 피우고 푸른 잎을 보여주며 킥보드 타고 자전거를 타며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지어진 이름 그대로 휴식과 자연을 나누는 나눔숲길의 끝에는 애월국민체육관으로 이어지는 작은 돌다리가 있다. 밑으로 지나가는 개천은 말랐고 그늘을 만들어줄 울창한 숲이나 나무는 없지만 이 나눔숲길은 걷고 싶은 소박한 매력이 있는 길이다. 주민들이 삶 속에서 부담없이 찾을 수 있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차를 타고 멀리 나가지 않아도, 아이와 혹은 반려동물과 이 작은 숲길만 오고가도 어느새 기분이 상쾌해지고 청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친구같은 나눔숲길에는 사람이 북적이지는 않지만 익숙한 동네주민들의 편안한 표정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가끔씩 새들이 와서 쉬어가는 것도 볼 수 있다. 겨울이 오면 마른 잎과 움츠리고 있는 꽃봉오리를 보면서 나만의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이 추운 겨울 잘 버티고 또 봄이 오면 푸르고 예쁜 나눔숲길이 되어달라고 응원도 해준다. 그러면 알아들었다는 듯 기대에 부응하며 봄이 오면 붉은 꽃, 분홍 꽃을 보여준다. 시민의 삶과 함께 자라나는 공간, 하귀1리의 나눔숲 산책로이다.
제주특별시 내도동에 있는 알작지해변은 평범한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진 해변과는 다르게 동글동글 동그란 돌들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동그란 ‘알’+돌멩이를 뜻하는 제주도말 ‘작지’가 합쳐져 만들어진 명칭 알작지는 몽돌해변이다. 알작지의 자갈들은 한라산 계곡에서부터 운반되어 퇴적된 것들로 오랜세월 동안 무수천과 월대천을 따라 이곳 알작지까지 운반되어 파도에 의해 다듬어지는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자갈의 모양이 어디보다 더 동글동글 하다고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공식블로그)
그래서 검정색, 회색, 하얀색, 붉은색 등 다양한 색의 동그란 자갈들은 파도가 밀려왔다 나갈 때마다 신비한 소리를 낸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파도가 물결치며 돌들 사이로 지나갈 때마다 잠깐씩 숨죽여 그 소리를 듣곤 한다. 여름이면 이곳을 찾는 가족들, 시민들, 관광객들 너나 할 것 없이 돌로 탑을 쌓아보기도 하고, 돌을 바다에 던지고 놀다가 돌에 붙은 보말을 뜯어보며 깔깔댄다.
알작지해변 주변으로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그 산책로 벽은 형형색색 어여쁜 벽화들로 꾸며져 있어서 눈과 귀가 즐거워진다. 제주의 바람과 몽돌이 만나 자연 속 음악을 선물해주는 알작지는 내도동의 미술관이자 동시에 음악감상실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어린이집, 유치원 등 아이들이 자연을 느끼며 즐길 수 있는 단골 소풍 장소이자 산책 코스이기도 하다.
바로 옆은 노형이라는 도심지이지만 알작지는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고, 삶에 찌든 시민들이 힐링하며 휴식을 취하기에 그만인 장소이다. 알작지에는 마을의 어느 한 방위에 불길한 징조가 보이거나 지형이 터져서 허할 때 그 액운을 막기 위해 세운 방사탑도 볼 수 있다. 내도동 방사탑은 향토유형유산 제10호로 지정되어 있고 원래는 6기가 있었지만 1기만 원형이 남아있다고 한다. 돌로 쌓은 방사탑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자주 찍기도 한다.
알작지 주변 마을의 돌담과 정겨운 집들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져 온다. 계절이 바뀌면 바람에 이리저리 쓰러졌다 올라오는 청보리와 노랗게 핀 유채꽃과 제주 돌담, 파란 하늘의 어우러짐을 감상하며 산책하는 맛이 최고다. 정말 나만 알고 싶은 숨겨진 명소 같은 느낌이다.
알작지와 내도동 마을은 방문할 때마다 이렇게 조용하고 풍경이 멋진 곳에서 세상시름 다 잊고 한번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곳에서는 드라마 등에 자주 등장한 이호테우 해변의 말 등대도 보인다. 그 등대를 배경으로 그림같이 선명하고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호동과 외도동을 잇는 내도해안도로도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드라이브 코스이다.
내도동은 산이 없고 해안의 경작지에 의지해 사는 농촌으로, 바다는 있으나 포구가 없어 어촌도 될 수 없는 곳이다. 최근에 도로개발 등으로 원래 모습을 잃어가고 알작지도 많이 유실된 관계로 마을 분들이 복원되기를 기다리며 안타까워하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오랜 역사를 품은 자연 그대로의 가치가 보존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화려하고 돈 되는 관광지만 개발할 것이 아니라 제주도의 천혜환경을 지켜나가기를 소망해본다.
2012년마다 벚꽃철이면 방방곡곡에 울려퍼지는 노래 ‘벚꽃엔딩’의 가사에 가장 걸맞은 곳 중 하나로 평택시 이충동에 있는 은혜로가 있다. 은혜로는 이충동 레포츠 공원에서 국제대학과 은혜고등학교로 가는 길의 비공식적 명칭이다. 공식명칭이 아닌 비공식적 명칭이긴 하나 평택시민들은 모두 이 길을 은혜로라 부른다. 은혜로는 평택시의 봄나들이 명소로 유명하다. 은혜로가 유명한 이유는 그 길 전체의 가로수가 모두 벚꽃이기 때문이다. 풍성한 벚꽃 아래에서 연인, 가족, 친구와 함께 걷는 길은 너무 환상적이라 4월만 되면 평택시민들은 은혜로의 벚꽃이 언제 피나 두근거리며 기다린다. 조금 높은 곳에 위치해서 다른 곳보다 벚꽃이 조금 늦게 피는 것도 시민들을 애타게 만드는 점 중 하나이다. 은혜로의 벚꽃은 평균적으로 일반 벚꽃 개회시기보다 일주일 정도 늦게 개화한다.
날씨가 화창한 날 낮, 맑게 핀 벚꽃 속 은혜로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가족끼리 나들이를 오는 사람, 연인끼리 온 사람,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 등 다양한 이유로 은혜로를 방문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아는 사람들도 마주칠 수 있다. 우연히 만나는 지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이다.
은혜로는 걷는 것도 좋지만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면서 볼 때도 색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차 안에서 보는 은혜로는 마치 벚꽃 터널 같은 느낌이다. 짧은 시간만 즐길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마법의 숲을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은혜로와 더불어 국제대학도 새로운 벚꽃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대학은 은혜로 바로 옆에 있는 전문대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으며 은혜로와 다른 분위기의 작은 벚꽃들을 볼 수 있다.
국제대학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벚꽃들과 함께 사진을 찍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벚꽃개화 시기에 맞춰 인근의 이충레포츠 공원과 이충분수공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하니 은혜로와 국제대학의 벚꽃을 구경한 뒤, 이충레포츠 공원과 분수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밤의 은혜로는 낮의 북적였던 은혜로와 다르게 고요함으로 가득 차 있다. 가볍게 산책을 나온 몇몇 사람들만 볼 수 있으며 아주 늦은 밤에 가면 아무도 없는 고요한 은혜로를 만날 수 있다. 밤에 보는 은혜로의 벚꽃은 낮과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노란 가로등 빛을 받은 하얀 벚꽃들이 뿜어내는 분위기는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항상 소중하지만, 더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고 싶다면 은혜로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환상적인 벚꽃 아래에서의 추억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더 오래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대전 갑천을 따라 누리길이 조성되어 있다.
대전 갑천 누리길은 사람과의 만남, 자연과의 만남, 도시와의 만남이 있는 생태문화 100리길로,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를 누린다’는 뜻이다. 시민 공모로 탄생한 이름이라고 한다. 대전 갑천 누리길은 총 39.9km로 서구의 엑스포다리에서 시작한다. 가수원교, 흑석동, 노루벌, 장태산임도 및 매노천까지 3코스로 되어있다.
갑천은 도심 속 대표적 자연생태 공원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되었다. 반딧불이, 맹꽁이 등 멸종위기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갑천누리길 1코스에는 갈대숲이 있다.
순천만 갈대숲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갈대숲이다. 대전 서구 도안동 수목토 앞 갑천변에 2km정도 갈대숲 군락이 있어 마치 동화 세상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갈대 사이로 산책길이 잘 정비되어 있는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바람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갈대들의 모습에 힐링할 수 있다.
갈대가 울창한 가을에는 갈대숲 너머에 울긋불긋한 단풍을 볼 수 있는데 바로 가을 도솔산의 풍경이다. 이곳에 오면 갈대숲과 가을빛깔의 도솔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갈대숲 주변 갑천에는 다양한 어류와 식물들이 살고 있다. 끄리, 피라미, 납자루, 각시붕어, 쉬리, 몰개, 미호종개 등과 같은 어류, 꼬리조팝나무, 꽃마리, 뚜껑덩굴, 미나리냉이, 병꽃나무, 벌개미취, 부들, 할미꽃 등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걷다보면 도솔터널이 시야에 들어오고 갑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만날 수 있다. 조심스레 발을 내딛어 징검다리를 건너는 동안 밝고 경쾌한 새소리와 유유히 흐르는 강물 소리가 들린다. 사운드 힐링테라피가 있다며 바로 이런 소리일 것이다. 성큼성큼 발걸음을 내딛어 마주한 갈림길에는 월평공원 종합 안내도가 있다. 갑천과 도솔산 월평공원이 만나는 구간이다.
갑천 누리길 2코스에는 노루벌이 있다. 노루벌은 늦반딧불이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노루벌 가는 길목에는 많은 캠핑족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캠핑장도 잘 되어 있고, 체험 프로그램도 많다. 10월에는 갑천 누리길 생태체험, 구절초 미션트레킹, 최수경해설사와 함께하는 갑천 트레킹 등이 준비되어 있다.
노루벌에는 구절초가 군락을 이뤄 산으로 오르는 곳곳마다 반겨준다. 누구든 구절초 앞에서 인생샷을 소장할 수 있다. 구절초 옆에는 메타세콰이아를 볼 수 있다. 숲의 피톤치드가 가득한 나무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노루벌에서는 매년 9-10월은 늦반딧불이를 관찰 할 수 있다. 저녁 7시 경 노루벌 늦반딧불이 체험을 놓치지 않기 바란다. 반딧불이에게 필요한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안타깝게도 반딧불이 개체수도 줄어들고 있어 더욱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생기게 된다.
대전은 천을 따라 걷는 길을 잘 조성해 놨다. 날이 좋은 봄이나 가을날은 대전에서 유명한 타슈를 타는 것도 추천한다. 타슈는 대전시에서 운영하는 공공자전거로, 대전 어느 곳에서도 쉽게 빌릴 수 있고, 쉽게 반납할 수 있으며, 자전거의 상태도 훌륭하다. 하루 500원이면 좋은 날씨와 풍경을 자전거를 타며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이태원에 경리단길이 있다면 경주에는 황리단길이 있다. 역사 유적지인 경주에 젊음의 향기가 솔솔 나는 황남동 카페거리는 주말이면 데이트를 나온 커플, 우정여행을 온 친구들로 북적북적하다. 한복과 경성복을 입고 지나다니는 사람을 보면 이색체험도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다.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경주의 명소가 된 황리단길은 경주의 옛스러움과 현대의 모던함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황리단길의 여러 카페와 음식점은 60년대의 낡은 건물의 옛스러움을 해치지 않으며 리모델링을 해 모던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그 주변에 대릉원과 한옥마을이 있어 경주의 옛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경주 황리단길은 자칭 ‘경주 여행코스’의 메카이다. 대릉원의 입구를 나와 돌담길을 따라서 걷다보면 첨성대가 나온다. 길을 건너 대릉원과 황리단 길을 둘러보면 경주의 가장 핫한 플레이스를 다녀왔다고 자부해도 된다. 경주의 유적지를 구경하다가 쉼이 필요할 땐 황리단길의 음식점과 카페를 찾아가면 된다. 피자, 파스타, 일식, 빵집, 카페 등의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이 있고 이곳은 경주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들이다.
경주는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완벽한 장소이다. 전통한복, 생활한복, 그리고 유행하는 경성복까지 다양한 옷을 빌려주는 대여점들이 많아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시간에 따라 빌리면 된다. 옷을 대여했다면 진정한 핫플레이스인 ‘대릉원사진관’에서 전문가의 손길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일반 사진관과는 다르게 흑백으로만 사진을 찍어주기에 그 특별함이 배가 된다. 내부의 인테리어 또한 옛스러움을 간직한 채로 디자인됐기 때문에 색다른 기분을 낼 수 있다.
인생샷을 찍고, 맛있는 음식과 카페를 즐겼다면 경주의 첨성대 바로 옆의 대릉원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푸른 잔디로 가을에는 노을빛 잔디로 뒤덮힌 대릉원은 홈페이지에 따르면 신라시대의 왕과 왕비, 귀족의 무덤 23기가 모여있는 곳이라고 한다. 무덤이라고 하기엔 조경이 예쁘게 조성되어 있고, 예쁘고 부드러운 곡선과 봉분들 사이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산책을 하고 쉼을 가지기에 좋다. 특히나 봄에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아름답다. 후문으로 나오면 봉황대를 볼 수 있는데 느티나무가 자란 작은 동산 같은 고분이 있는 곳이다.
황리단길의 묘미는 젊은 사람들을 위한 카페와 식당의 밀집해 있지만 조금만 골목으로 들어가면 돌담길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골목에 들어서면 차량과 여행객으로 북적이는 황리단길을 뒤로하고 조용한 돌담길이 있다. 곳곳에 숨겨져 있는 벽화에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돌담길을 따라서 플리마켓이 열려있기도 하다. 대릉원 돌담길은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에서 풍요로움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가을에 경주를 방문했다면 황리단 길 바로 옆 인생샷의 명소인 핑크뮬리 군락지를 가보는 것도 좋다. 첨성대 부근에 피어있는 핑크뮬리를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으면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걷기 좋은 가을에 첨성대에서 대릉원까지, 대릉원의 돌담길을 따라 황리단길까지 간다면 완벽한 경주 여행코스이다. 황리단길의 맥주집이나 맛집에서 배를 채우고, 한복을 대여해 사진을 찍고, 사진관에 가서 화룡점정의 인생샷을 남기면 이보다 더 완벽한 여행코스는 없을 것이다. 젊음과 옛스러움을 모두 가지고 있는 황리단길은 벚꽃 피는 봄, 푸른 잔디의 여름, 핑크뮬리의 가을, 눈이 내린 겨울 언제 가도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루소, 칸트, 정약용, 산책을 즐겼던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있다. 길에서 호흡을 고르며 산책하면 생각이 정리되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명사 뿐 아니라 우리들도 주말이나 여가시간이 생겼을 때, 생각할 것이 많거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호젓하게 걷고 싶지 않은가? 도심의 길도 재밌지만,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숲길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경사가 없는 산책길을 걸으며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곳이 바로 고덕산 자락길이다. 고덕산을 검색하면 전라북도와 평안도에도 있지만, 서울에 또 하나가 있다.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야트막한 산이 ‘고덕산’이다. 완만한 구릉의 형태라 해발 50m밖에 되지 않는다. 산책하기 적당하고, 북쪽으로는 한강이 있고, 동서로는 숲이 펼쳐져 있다. 인근에는 아파트가 있지만, 길 위에 있으면 산 속에 있는 것처럼 도시가 아닌 자연과 더 가깝다고 느껴진다.
2013년 11월에 조성된 ‘고덕산 자락길’은 고덕평생학습관과 우성원 사이로 들어갈 수 있고 방죽공원에서 샘터공원 자락까지 약 700m 길이의 순환형 숲길이다. 이동에 취약한 나이 드신 분,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 어린 자녀 때문에 유모차를 밀어야 하는 사람, 임산부 등 산을 오르기가 힘든 사람들도 큰 불편함 없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길이 잘 마련되어 있다. 바로 무장애자락길이기 때문이다.
무장애자락길이란 폭은 2m, 경사도 8% 미만으로 유모차, 휠체어 등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바닥을 평평한 목재데크, 친환경 마사토를 이용해 다져 놓은 길을 말한다. 성북구의 북한산, 양천구의 신정산, 서대문의 안산, 마포의 매봉산과 용마산 등이 평소에 산을 오를 수 없었던 장애인, 노약자들을 위해 무장애자락길을 꾸며놓았다. 서울 곳곳 자락길 중에 무장애 구간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여기다.
고덕산 자락길 근처에는 사회복지법인 우성재단의 ‘우성원’과 ‘한국구화학교’가 있다. ‘한국구화학교’는 청각장애인과 지적장애 및 발달장애인의 교육시설이고, ‘우성원’은 장애인의 자립시설이다. 우성원과 한국구화학교의 사람들도 이 자락길에서 산책할 수 있을 것이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70대 주민 ‘김민자’님은 운동하고 싶은데도 경사가 있는 산을 오르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이 자락길은 평평하고 경사가 없어 산책하기 편하고 숨도 차지 않으며 걸으면서 소나무 숲의 삼림욕도 가능해 자주 방문한다고 했다. 남녀노소는 물론 걷기가 어려운 장애인들과 휠체어, 유모차 이용을 해야 하는 사람들 모두 함께 걷기가 좋다. 700m가 조금 짧게 느껴진다면 강동그린웨이 구간과도 이어져 있으므로 한강까지 쭉 연결해서 걸어가 보자.
숲 사이로 길 중간마다 쉼터가 있고, 의자가 놓여 있어 쉬었다 가기 좋게 되어 있다. 산책을 하다 보니 걷기 불편한 분들도 천천히 걷고 계셨다. 난간도 잘 조성되어 있어 붙잡고 걸음을 떼기도 수월해보였다.
병꽃나무, 조팝나무 등 8700 여 주의 다양한 수목이 어우러져 있어 봄이면 나무마다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고,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지고, 가을에는 다시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 도심 속에서 자연의 사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가족과 친구와 멀리 떠나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가볍게 갈 수 있는 숲길. 무장애자락길 위에서는 누구나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발걸음을 맞추며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드신 부모님과도 나이 어린 아이들과도, 장애인과 비장애인과도 모두가 이 길 위에서는 공평하게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다.
경기도 안성 8경 중 하나인 금광 호수. 반짝이는 물결과 주변 자연경관이 멋져 호수를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꽤 많은 곳이다. 그런데 금상첨화 격으로 금광 호수 수변을 따라 박두진 둘레길이 생겼다. 안성을 대표하는 시인 박두진과 안성 8경 금광 호수의 만남이라니! 어떤 곳일까 궁금한 마음에 겨울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가 보기로 했다.
안성 시내에서 20여 분을 달려 금광 호수를 끼고 달리다 보니 일찌감치 둘레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런데 입구를 찾을 수가 없다. 같은 곳을 3번 돌고 나서야 조금은 초라한 이정표를 찾을 수 있었다. 외지인들을 생각해 조금 더 크고 눈에 잘 띄는 이정표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주차를 하고 나오니 주차장 둘레에 시인 박두진의 시들이 큰 돌에 새겨져 있다. 하나씩 하나씩 읽어보며 시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둘레길로 들어섰다. 둘레길 초입은 흙길이다. 흙길은 왠지 모르게 옛 추억과 낭만을 불러일으킨다. 지금은 어디를 가나 포장된 도로여서 흙을 밟는 느낌도 무척 생소하다. 40년을 넘게 산 나도 생소한데 아이들은 말해 무엇하랴. 같이 간 아이들에게 흙길을 꾹꾹 밟아보라고 했다. 아이들은 마냥 신나 이리 밟고 저리 밟고, 이리 뛰고 저리 뛴다. 흙을 밟은 느낌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 본다. 이런 것이 함께 걷는 것의 묘미가 아닐까? 집에서는 이런 대화가 거의 불가능하니 말이다.
흙길이 끝나고 수변데크가 이어진다. 수변데크 바로 아래로 금광 호수가 있어 마치 물 위를 걷는듯한 느낌을 준다. 지금은 겨울이라 물이 없어 수심이 얕지만 여름철에 수심이 높아지면 바로 발밑에 물이 있다고 한다. 가만히 걷다 보니 시인 박두진의 시를 발췌해 짤막하게 게시해 놓은 것들이 눈에 띈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 박두진의 작품‘도봉’. 반가운 마음에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순간 어린 아이처럼 행복함을 느낀다. 대학 시절 잠깐 삶의 허무를 느낄 때 심취했던 시 ‘도봉’.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이 두 줄만 읽어도 고독이 느껴지는 시. 잠시 옛 추억에 잠겼다가 내 옆에 있는 두 아이를 보며 현실로 돌아온다.
아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손을 잡고 걷다 보면 혜산정과 청록뜰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우선 혜산정으로 향했다. 시인 박두진의 호를 따라 지어진 이름 혜산정. 혜산정에 갈 예정이라면 간단한 도시락을 가지고 가는 것도 좋다. 정자 아래에서 금광호수와 둘레길을 배경으로 삼아 도시락을 먹는 운치가 있기 때문이다. 바다가 아닌데도 속이 시원해지는 이유는 맑은 금광호수 때문일까?
아이들과 준비해간 간식을 먹고 청록뜰로 발걸음을 옮겼다. 청록뜰의 ‘청록’은 시인 박두진이 자연을 노래한 청록파 시인이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20여 분을 걸어 청록뜰에 가니 시인 박두진의 동상이 인자한 미소를 띄고 앉아 계신다. 그 옆에 앉아서 나도 아이들도 찰칵. 청록뜰 옆에는 미로 찾기처럼 펼쳐진 데크가 있다. 짧은 산책이 가능한 곳이다. 힘들어서 잠시 쉬는 나를 두고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이리저리 뛰어서 한 바퀴를 금방 돌고 돌아온다. 이 산책로 밑에도 금광호수의 물이 흐르는데 물이 많을 때 오면 산책길 위로 차오르기도 한다고 한다.
청록뜰에서 차로 조금 이동하면 박두진 집필실 쉼터를 갈 수 있다. 시간이 된다면 여기까지 가보는 것이 좋다. 이곳에는 박두진을 대표하는 시‘해야 솟아라’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고 나이가 4백~5백년 된 느티나무도 볼 수 있다. 어디든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시대에 걷는다는 것은 느림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 느림은 여유를 찾아 주고, 여유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잠시 내려놓고 그 느림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