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활동, 세시 및 일생의례, 마을신앙, 축제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우리 민속놀이. 생업의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악기를 두드리고 노래를 부르며 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종교 의례와도 병행하기도 한다. 모든 종교 의례는 신을 맞이하고 신을 즐겁게 한 다음, 신에게 기원하고 신을 떠나보내는 과정으로 신을 즐겁게 하려고 제물을 차리고 춤과 노래, 음악, 연극, 놀이 등이 이루어진다. 불교 의례인 연등회에 탈놀이, 인형극, 그림자극, 줄타기, 솟대타기, 줄불놀이, 유등놀이를 하기도 하고, 마을신앙과 어우러져 동제가 이루어지는 시기에 두레풍물이나 줄다리기, 달집태우기, 차전놀이 등이 함께 진행된다.
이처럼 설날과 정월대보름, 백중, 추석 등에 많은 사람이 모여서 즐기는 놀이가 있는가 하면,
아주 예전부터 전해져오는 땅따먹기, 구슬치기, 달팽이놀이와 같은 친구들과 모여 하는 놀이도 있다.
추운 겨울철에는 실내 놀이를 하지만, 강한 바람을 이용해 야외놀이인 연날리기도 했다. 연날리기는 주로 섣달그믐 무렵부터 시작해 정월 대보름까지 한다. 정월 대보름날, 연에 액을 띄워 보내면 연날리기의 시즌은 끝난다. 여자들은 집안에서 널뛰기를 하며 바깥을 내다보기도 했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면 윷놀이를 했다. 윷놀이와 비슷한데, 양반들이 했던 승경도 놀이도 있다. 세시풍속의 놀이가 정월에 집중되어 있는 까닭은 정월이 농한기인데다 한 해가 시작되는 신성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인간의 기원이 하늘에 닿는다는 믿음이 있었다.
정월대보름에는 한 해의 풍요와 안녕을 빌었다. 그래서 달맞이, 차전놀이 등의 집단적 대동놀이가 많았고, 불을 이용한 놀이가 많았다. 불은 어둠을 밝히고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며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한 해 농사를 시작 하기 전 땅을 태움으로써 한 해의 풍요와 안녕을 빌었다. 쥐불놀이, 달집태 우기, 횃불싸움 등이 대표적인 불놀이다. 또한 정월대보름에는 편싸움 놀이를 많이 했다. 차전놀이, 고싸움은 물론 돌을 던지는 석전, 횃불싸움 등이 편을 갈라서 싸웠다. 대결에서 이기는 마을에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어 1년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편싸움을 많이 했다.
단오는 1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다. 정월대보름이 달의 축제라면, 단오는 태양의 축제라 할 수 있다. 단오에 가장 많이 하는 놀이는 그네뛰기다. 단오 전에 청년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짚을 모아 그네를 만들었고, 사람 들이 고운 옷을 입고 그네를 뛰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그네를 뛰었지만 아무래도 여성놀이인 그네뛰기에 반해 남성들의 놀이라면 씨름을 했다. 넓은 마당에 모래밭을 만들고 샅바를 잡고 서로 힘을 겨루었다. 전통 사회에서 단오는 큰 명절이라 마을마다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그중 강릉단오제가 유명하다.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을 뿐 아니라 유네 스코 무형유산에도 등재되었다.
백중은 머슴날이라고도 하는 음력 7월 보름을 뜻한다. ‘열양세시기’에는 백중이 백가지 과실을 가리키는 것 같다고 나오지만, 민간 어원으로는 호미를 씻고 나면 발뒤꿈치가 하얗게 되므로 백종(白踵), 또는 백가지 씨앗을 갖추었다 하여 백종(百種)이라고 하던 것이 백중으로 굳어졌다는 설이 있다. 그런만큼 백중을 대표하는 놀이는 호미씻이 혹은 호미걸기이다. 김매기가 끝나고, 호미를 씻고 나면 그간 고생한 머슴들을 모아놓고 잔치를 벌였다. 1년 농사 중 가장 힘든 김매기가 끝난 뒤 맛보는 달콤한 휴식이었다. 이 잔치들 중 밀양 백중놀이는 중요무형문화제 제68호로 지정되었다.
추석은 1년 중 가장 풍요로운 명절이다. 벼에서 과일까지 농산물을 수확하는 계절에 있기 때문이다. 수확의 계절에 뜨는 보름달은 풍요의 상징으로, 보름달이 뜬 밤에 여성들이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했다. 자식을 낳는 생산의 주체인 여성들이 보름달 뜬 밤에 원무를 춘다는 것은 풍요의 극치를 의미하는 장면이었다. 그 외에도 수숫잎으로 소나 거북 모양을 만들어 쓰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곡식과 돈을 거둔 소놀이와 거북놀이도 있다. 이때 거둔 곡식과 돈은 마을 공동 사업에 사용하였다. 또한 넓은 강변에서는 소싸움도 했다.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가락지(또는 구슬, 작은 돌, 콩, 종지, 접시 등)를 숨기면 술래가 이를 찾아내는 놀이이다.
가락지를 가진 사람은 아닌 척 시치미를 떼고,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 경상도에서는 ‘콩 숨기기’라고 한다.
서로 마주 앉아 다리를 상대방의 다리 사이에 엇갈리게 뻗고서 노래에 맞추어 다리를 세어가는 아이들의 놀이다.
‘발헤기’, ‘발세기’, ‘다리셈놀이’, ‘도둑놈 놀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