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한방약초축제는 약초를 주제로 한 대한민국 대표 힐링 축제이다. 맑고 깨끗한 자연 환경 속에서 자란 산청 토종약초는 품질이 뛰어나고 약초의 효능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청은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 선생을 비롯하여 많은 명의들이 의술을 펼친 곳이다. 약 1,000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지리산의 자연환경과 동의보감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전통 한방과 약초의 고장인 산청을 널리 홍보하고, 한방을 지역산업과 연계하여 육성하고자 2001년 ‘지리산 한방약초 축제’로 처음 개최되었다. 2008년 ‘산청한방약초축제’로 축제 명칭을 변경하고, 2013년부터 축제 개최 시기를 5월에서 10월로 옮겼다. 축제 장소도 2007년까지는 산청공설운동장에서 개최하였고 2008년~2010년까지는 경호강변과 전통한방휴양관광지 일원에서, 2011년부터 지금의 장소인 산청IC입구 축제광장과 동의보감촌에서 개최하고 있다.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산청군이 주최하고, 산청한방약초축제위원회가 주관하며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중순경 산청IC입구 축제광장․동의보감촌에서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문화관광축제의 2008년~2010년․2012년 유망축제, 2013년 우수축제, 2015년~2018년 4년 연속 최우수축제, 2019년 대표축제이다. 제1회부터 제7회까지는 별도의 주제 없이 지리산한방약초축제로 진행되다가 8회부터 주제가 생겼다. 제8회는 ‘하늘담은 청정산청 건강담은 약초축제’, 제9회는 ‘지리산 산청약초 만백성 건강축제’, 제10회~제13회는 ‘동의보감 숨결따라 ~산청약초 향기따라~’, 제14회~제16회는 주제가 없으며, 제17회는 ‘건강힐링여행! 아토피 치유의 특별한 만남’, 제18회는 ‘힐링 산청에 빠지다’, 제19회는 ‘동의보감 숨결따라~ 산청약초 향기따라~’라는 주제로 축제가 개최되었다.
산청한방약초축제는 크게 ‘개막 및 제전행사, 체험행사, 전시행사, 문화예술행사, 경연행사, 연계행사, 학술행사, 산엔청 청정골 장터’ 등으로 구성된다.개막 및 제전행사로는 식전공연인 ‘스트릿댄스’, ‘왕산․필봉산산신제, 류의태·허준선생 숭모제’, ‘개막식(주제공연 및 축하공연)및 폐막행사’ 등이 진행된다. 체험행사로는 ‘내몸의 보약체험, 산청혜민서 한방진료체험, 약초체험, 웰니스 체험관, 족욕체험, 치유의 약초터널’ 등이 진행된다. 전시행사로는 ‘갤러리, 동의보감관, 산업관, 산청한의학박물관 특별전, 약선음식관, 약초관, 역사관’ 등이 진행된다. 문화예술행사로는 ‘국악공연, 불꽃놀이, 예술단공연, 창작마당극’ 등이 진행된다.
경연행사로는 ‘농악경연대회, 도전! 허준 골든벨, 민속놀이 경연대회, 세계인 어울림 한마당’, 전국 항노화 실버합창대회, 전통농주 터줏대감 찾기‘ 등이 진행된다. 연계행사로는 ‘건강걷기, 공예인의 밤, 노인의 날 행사, MBC가요베스트’ 등이 진행된다. 학술행사로는 ‘동의보감 세계전통의약 국제 포럼, 국제 컨퍼런스’ 등이 진행된다. 산엔청 청정골 장터로 ‘경상남도 공예축제, 농특산물 판매장터, 산청특화음식관, 상설약초시장, 약초판매장터’ 등이 진행된다.
『2017년 문화관광축제 종합평가 보고서』에 의하면, 산청한방약초축제는 “2013년 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개최하였던 공간에서 축제를 계속 진행함으로써 동의보감관, 산청한의학박물관, 산청약초관 등 고정시설물이 잘 구비되어 있어 이들을 활용하여 주제 관련 다양한 콘텐츠의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그리고 “축제장내에 다양한 숙박 및 식당시설이 입지하고 있어 관광활동의 편의성 제고 및 고정 숙박관광객”을 확보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돋보였는데, “특히 학생 자원봉사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상대적으로 다른 축제장의 학생 자원봉사자들보다 우수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동시장'은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제기동과 용두동 일대에 있는 한약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설시장으로 전국 한약재 유통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경동시장에는 한의원, 한약국, 한약방, 한약재수출업체, 한약도매업, 한약 관련 상회 등 1000여 개의 점포에서 250종의 한약재들이 거래되고 있다.
경동시장은 한국전쟁 이후 인근 지역과 강원도 일대의 농민들이 과거 성동역 부근에 모여서 농산물과 임산물을 판매하면서 형성되었다. 그러다가 1960년 6월 4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상인들이 입주하면서 공설시장이 개설되었다. 경동시장이 한약재 시장으로 변모하게 된 것은 1960년대 을지로와 종로에 있던 한약상들이 경동시장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원래 조선시대 한양에서 한약이 거래되던 곳은 서울의 구리개[현재 을지로 입구]와 배오개[현재 종로4가]였다. 서울 구리개에는 혜민서, 장학원, 하도감 등이 이용하던 약재상이 있었고, 그에 반해 배오개에는 주로 일반 백성들이 이용하던 약재상이 있었다. 1960년대 말 교통의 불변함과 지가상승의 이유로 을지로와 종로에서 상권을 형성했던 약재상들이 이주하고, 전국에서 많은 약재상들이 모여들면서 경동시장은 한약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시장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경동시장은 1995년에 ‘서울 경동약령시 전통한약시장’으로 지정되었다. 지정과 함께 경동시장은 약령시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서 ‘서울약령시 한방문화축제’를 개최하였다. 축제는 매년 10월 둘째 주 금요일에 시작하여 토요일까지 행사를 진행하는데, 행사의 내용은 약령시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기 보단 약령시에 관한 홍보의 성격을 띠고 있다. 또한, 축제에 참여하는 대상도 노년층으로 제한되어 있어, 다양한 연령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2017년 10월 27일 ‘서울한방진흥센터’가 경동시장에서 문을 열었다. 센터의 개관은 정체되어 있던 서울약령시에 활기를 불어 넣고, 세계적인 한의약의 중심지로 부상하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 서울한방진흥센터에는 한의약박물관, 보제원, 한방체험시설, 한방뷰티숍, 한방홍보존, 한방카페 등의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제천시는 조선 시대 때부터 약령시(藥令市)가 개설될 정도로 한약재로 유명한 곳이다. 제천이 지형적으로 산악지대이기 때문에 자생하는 약초가 많고, 우리나라 중부지역 한약재 집산지로서 유통이 발달하였다. 제천시가 지니는 자연환경은 1930년대 말 약재 수입이 중단되어 우리나라 대부분의 약령시장이 쇠퇴할 때 오히려 더 성장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제천약초시장은 태백산맥의 동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인 데다가 국내산 약재가 자생하고 있는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지역 등의 배후도시이기 때문이다.
제천약초시장은 일제강점기에 제천시 중앙동에 있었다. 처음 개설할 때 작은 점포 10개 정도로 시작하였으며, 물량이 많아지면서 점포 수가 25개 정도로 늘어났다. 그러다가 1933년에 현 위치로 옮기게 되면서 점포 수는 69개 정도로 늘어났다. 1990년 9월 건물을 신축 개장하여 현재 74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제천은 약초 재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발 250m의 준고랭지로 주·야간에 기온차가 크고, 사질양토 지역이다. 그렇기에 약초의 효능이 높고 저장성이 강하며, 품질이 우수하다. 현재 제천약초시장에서는 황기를 비롯해서 당귀, 황정, 더덕, 천궁, 홍화, 오가피, 만삼, 생강, 강활 질경, 두충, 목단, 방품, 사삼, 산수유, 시호, 율무, 인진쑥, 작약, 지황, 고본, 헛개나무 등 총 60여 가지의 약초가 판매된다. 제천약초는 자연에서 자생하는 약초를 채취하여 개별적으로 재배하다가 생산 중심의 법인체, 작목반을 설립하여 한약재를 대량 생산이라면서 가공 판매로 확대하고 있다. 제천 지역에 약초 재배 단지는 제천시 봉양읍 명암리·옥전리, 금성면 월굴리·월림리, 청풍면 대류리·도곡리, 수산면 대전리·수곡리, 덕산면 도기리·억수리·선고리, 백운면 덕동리·운학리, 송학면 도화리·시곡리 등지에 조성되어 있다.
2005년에 제천이 ‘제천약초 참살이 특구’로 선정되었다. 2010년부터는 제천 국제 한방 바이오 엑스포를 개최하고 있다. 제천에서 생산되는 각종 약초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도 개발하였다. 제천약초시장이 이러한 제품을 판매하는 중심 공간이다. 또한, 제천시에서는 한방 음식 브랜드 ‘약채락(藥蔡樂)’을 만들어 황기와 오가피, 뽕잎 등의 약초를 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을 판매한다.
약장(藥欌)은 약재를 분류하여 따로따로 넣어두는 서랍이 있는 가구이다. 약재의 종류에 따라 많은 서랍이 필요하며, 이러한 서랍이 정연하게 연속적으로 배열된 모습은 독특하고 개성강한 조형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약장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고대부터 약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재료가 서로 섞이지 않게 분류하고 보관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다.
조선시대 약장은 형태·용도·목적·신분·지역 등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먼저 형태에 따라서는 문갑식·반닫이식·이층식·회전식·접개식·미닫이식 등으로 나눠진다. 용도나 목적에 따라서는 한약방용·가정용·휴대용·왕진용·구급약용·상비약용 등으로 구분된다. 신분에 따라서는 왕실용·관청용·의원용·반가용·서민용 등이 있고, 제작지역에 따라서는 경기도산·충청도산·전라도산 등으로 구분되어 매우 다양하게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목재는 매우 다양한 편이다. 오동나무·느티나무·회화나무·소나무·단풍나무·버드나무·감나무·밤나무·대추나무·배나무·은행나무·호도나무 등과 같은 과일나무를 재료로 사용하였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하게 사용된 것은, 주변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나무와 고급목재인 오동나무였다. 목질이 가볍고 고우며 뒤틀리지 않는 오동나무를 약장 전체를 만드는데 사용한 것도 꽤 있으나, 서랍 앞부분만 목질이 단단해 해충이나 습기에 강한 느티나무·대추나무·감나무·회화나무 등을 사용한 것이 많다. 또 상류층에서는 실용성도 고려했지만 장식성에 더욱 신경을 써서 외부를 나뭇결이 아름다운 오동나무나 먹감나무의 검은 무늬, 괴목의 옹이 무늬를 조화롭게 살려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만들기도 하였다.
약장은 서랍이 매우 많은 것이 특징인데 서랍의 수는 20∼30개가 적은 것이고, 150∼200개 정도로 많은 것도 있었다. 보통은 50∼70개 정도 있다. 1개의 서랍은 다시 그 안에서 1∼3칸으로 나누어져 있다. 워낙 많은 수의 약재가 보관되기 때문에 서랍 표면에 약 이름표기는 필수적이었다. 약재의 이름은 좋은 글씨를 받아와 음각하거나, 음각한 오목한 곳에 흰 가루를 상감기법처럼 메우거나, 글씨를 직접 쓰기도 했다.
약장은 같은 규격의 서랍을 연속적으로 배치하여 여러 종류의 약재를 넣는다. 보통 하단 서랍은 상단의 서랍보다 조금 더 크게 만드는데 여기에 보다 많이 사용되는 약초를 보관한다. 또 같은 약장에서도 하단에는 자물쇠를 채울 수 있는 문이 있고 또 그 내부에 작은 서랍을 두기도 한다. 여기에는 희귀한 약재나 독약재를 보관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잠가둔다.
강원도는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영서와 영동, 즉 산악지방과 해안지방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자연적인 환경의 차이는 음식으로 연결된다. 산악이나 고원지대에서는 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토리, 상수리, 칡뿌리, 산채, 나물 등의 음식이 발달했다. 떡을 만들 때도 다양한 산야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이 활용된다. 승검초잎떡도 그중 하나다.
승검초는 당귀의 다른 이름이다. 미나릿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8~9cm 정도로 자라난다. 여름철에 백색의 작은 꽃이 핀다. 향기가 강하면서도 특이하다. 잎은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는 피침형이다. 흰색의 꽃이 8, 9월에 피고, 열매는 가장자리에 날개가 있고 타원형이다. 뿌리에도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뿌리를 술로 담아 먹기도 하며, 한방에서는 승검초 뿌리를 당귀라 하여 보혈제로 쓴다. 허리와 사지의 냉증,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이상, 불임증, 갱년기장애 등에 처방된다. 하지만 당귀는 독성은 약하지만 오래 복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대변이 묽거나 설사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 또한, 발열이 있는 사람은 사용하는 것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승검초잎떡은 당귀잎떡이라고도 부른다. 주로 강원도 홍천 지역에서 집안 행사가 있는 날이나 특별한 날 만들어 먹는 떡이다. 이른 봄 채소가 아직 자라기 전에 당귀 고유의 은은한 향이 나는 떡을 먹으면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승검초입떡 만드는 법이다. 쌀을 물에 충분히 불려서 소금을 넣고 빻아 체에 내린다. 가루로 준비할 경우에는 멥쌀가루로 준비한다. 멥쌀가루에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을 골고루 섞고, 팥은 푹 삶아 건져 준비한다. 쌀가루에 승검초잎을 잘게 잘라넣고, 팥도 함께 혼합한다. 시루에 젖은 보자기를 깔고, 쌀가루를 평평하게 깔아 떡을 안친다. 익은 것은 젓가락으로 확인한다. 젓가락으로 떡을 찔렸을 때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으면 다 익은 것이다. 익은 후 김이 나가면 비로소 맛있는 떡이 완성된다.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50년여 전만 하더라도 마을 장터에 갈 때면 약장수를 볼 수 있었다. 뱀이나 원숭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각종 묘기를 부리고, 약 한 병만 먹으면 가벼운 기침에서부터 죽을병까지 싹 고칠 수 있는 이른바 '만병통치약'을 파는 장수들은 때때로 과격하고 위험천만해 보이기까지 하는 차력쇼를 선보이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들이 얼마나 이목을 끌었던지, 기사에 보면 약장수 주변에 학생들은 물론이고 집안 살림을 때려치우고 구경하러 나온 아녀자들까지 북새통을 이루었다고 한다. 숙련된 약장수들은 절대로 한 가지의 효능을 콕 집어서 설명하지 않는다. 간에도 좋고 폐에도 좋고, 심장과 대장 등 오장육부에 끼치는 효험을 줄줄이 나열한다. 그 중 한 가지 효과만 걸리면 어느 정도 효능이 있음이 입증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언변과 기이한 볼거리 등을 보고 있다 보면 그게 다 사기인줄 알면서도 사게 된다. 요즘으로 치면 탄탄하게 짜인, ‘안 사고는 못 배길’ 광고라고 해야겠다.
담금주의 세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나무가 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뒤틀려 특이하게 형성된 나무뿌리나 벌과 애벌레를 통으로 술에 담근 말벌집, 독사가 담긴 뱀술 등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부분이 극히 적다. 그런데도 담금주를 기꺼이 마시는 것은 그 특이하게 생기거나 특별한 이야기를 품은 자연의 신비를 마신다는 믿음 때문이다. 근래 들어 가장 인기가 많은 담금주는 야관문주(夜關門酒)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민간에서 입소문으로 퍼지던 담금주의 세계를 뛰어넘어 각종 대형 주류기업에서도 야관문주를 만들어 판다.
야관문주는 전국의 마트에 유통되고, 심지어는 술집에서도 팔 정도로 인기 좋은 술이 되었다. 사실 그 이름 자체가 광고판이다. 한자를 풀이하면 '밤에 빗장 걸린 문의 술'인데, 이것을 '밤에 걸린 빗장을 풀어주는 술'로 풀이하여 받아들이면 언제든 밤에 환영받는 술이 된다. 또한, 밤과 관련된 술이라고 하여 남자의 정력에 좋은 술이라고도 회자된다. 2013년에는 영화의 제목으로까지 사용될 정도였으니 오늘날 야관문이 갖는 상징성을 가늠해볼만하다.
사실 야관문이라는 단어는 정확히 풀의 이름이라기보다는 약재명이다. 한글로는 비수리라고 불리는 이 풀은 싸리속 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의 양지바른 들과 산에서 자생하는 풀이다. 약 1m까지 자라고 가지가 꽤 거칠고 억세서 싸리나무를 대신해 빗자루로도 사용한다. 약초로 사용할 때에는 8월경, 황백색의 꽃이 필 무렵에 채취하여 건조해 사용한다. 꽃이나 열매보다는 뿌리와 줄기, 이파리를 약초로 사용하기 때문에 영양분이 꽃과 열매로 분산되기 전에 채취하는 것이 약재의 효과를 내기에 좋기 때문이다. 비수리의 밝혀진 과학적 효능은 소염작용, 혈당 강하, 항암작용이다. 한의학에서도 간장과 신장을 보호하고, 폐와 기관지를 강화하며, 세균을 억제해 염증성 질환이나 종기에 좋다고 본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기는 정력 강화에 대한 효능은 어떤 전문 서적에서도 나타나 있지 않다.
도대체 이 정력 강화는 어디에서 근거한 소문일까? 힌트는 비수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약재명들에 숨어있다. 야관문이라는 이름이 제일 널리 알려졌지만, 폐문초, 야폐초, 야합초 등의 이명도 있다. 이는 밤에 잎이 오그라들어 서로 붙어있는 습성에 따라 지어진 것이다. 즉, 야관문의 '문(門)'은 진짜 사람이 오가는 문이 아니라 이파리를 보고 마치 밤이 되면 문을 닫는 것처럼 이파리가 붙는다는 비유적인 표현인 것이다.
생태적인 습성을 보고 지어진 '야관문'이라는 이름이 '밤에 빗장 걸린 문을 여는 술'로 이름이 와전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부푼 기대를 안고 술을 담갔을지 생각해보면 입소문이라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게 흘러가는지를 엿볼 수 있다.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술인 만큼, 그 숨어있는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과학적인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 구체적인 효능들이 검증되기 전까지는 '믿거나 말거나' 구전되어 내려오는 '전설'들을 듣는 재미로 마셔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다. 담금주는 과실주의 경우 30도에, 약초의 경우 35도의 담금용 소주를 사용하여 성분을 우려낸다.
때는 2000년. 새천년으로 넘어오면서 음식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먹은 패스트푸드와 설탕, 그로 인한 비만과 고혈압,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먹은 알약들은 국민 건강에 빨간불을 켰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웰빙 열풍’이 시작되었다. 잘 사는 것의 기본은 잘 먹는 것에서 시작한다. 건강과 음식에 대한 고민은 채소가 갖는 신비한 자연치유의 힘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었고, 사람들은 약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부는 2005년 제천시를 약초웰빙 특구로 지정하였고, 이에 힘입어 제천시는 2008년 한국식품연구원과 제천시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우리 약재를 이용해 약초비빔밥을 개발했다. 황기, 오가피, 뽕잎 등 약초나물과 고추장을 밥에 비벼먹는 ‘약이 되는 비빔밥’, 이것이 약채락의 시작이었다. 약채락은 약이 되는(약) 채소(채)의 즐거움(락)이라는 뜻으로, 부르기 쉽고 친근한 인상을 주는 이름이다. 처음에는 비빔밥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제천시의 음식 문화관광 브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 특산품을 사용하여 만든 제천의 음식들을 일컫는 지역 음식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잠깐, ‘약이 되는 채소의 즐거움’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꿀팁이 있다.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으로 유명한 제천을 들렀다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청풍호반 케이블카를 제일 먼저 타볼 것을 제안한다.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해발 531미터 비봉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비봉산을 비롯한 제천의 멋들어진 산세와, 이를 휘감는 청풍호를 한눈에 감상 할 수 있는 곳이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은 법, 음식 재료도 마찬가지다. 제천에서 만나고자 하는 약이 되는 음식들이 어떤 땅에서 자라났는지를 확인한다면 그 맛을 두 배로 음미 할 수 있을 것이다. 약채락을 맛보기 전에 케이블카를 먼저 타볼 것을 제안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수려한 산세와 호수의 감상을 만끽하다보면 어느새 허기가 진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다지만, 어쨌든 산을 오르내렸으니 출출해 지는 것이 당연하다. 근방의 지도를 보면 수많은 맛집들이 등장한다. 제천에서 유명한 떡갈비나 두부전골, 쌈밥, 한식 전문점 등 내로라하는 음식점들이 초록빛깔의 약채락 로고와 함께 소개된다. 이들은 모두 청풍호가 키워낸 제천시의 약초들을 사용하는 식당들이다. 지역에서 수확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입이 즐겁고, 경치가 좋아서 눈이 즐겁다. 입과 눈이 즐거우니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자연과 더불어 건강해지는 것만 같다. 풍부한 영양소와 약효를 지닌 제천시의 약초들과 멋들어진 절경을 감상하며 힐링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본다.
청양구기자약초시장은 청양읍 읍내리 일원에 위치한 전통시장으로 2005년 청양읍소도읍육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어, 2006년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2007년 부지를 매입하여 2009년 공사를 착공하여 2010년 개장하였다. 사업비 32억 원을 투자하여 청양전통시장과 고추특화시장을 연계하여 조성했으며, 전시와 판매장, 사무실로 이루어진 2층 건물 1동과, 소매상가 10동, 저온창고 1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양구기자약초시장은 시가지 내 분산되어 있던 구기자 및 맥문동을 포함한 약초 판매점들의 유통기능을 회복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상인 간의 직거래 장터를 마련하여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관광객과 주민들의 체험 및 휴게공간을 활용하고자 족욕탕을 설치하여 구기자와 약초로 만든 물로 족욕체험도 가능하다. 고추와 구기자의 산지로 유명한 청양군은 2006년 지역특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특례를 활용한 지역 경제 활성화 제도인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선정되면서 친환경재배 확대, 관광산업 진흥, 가공산업 육성, 유통기반 조성 등 14년 동안 청양 농산물 특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그 결과 2020년 전국 195개 특구 중 전국 최우수특구로 선정되어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홍보하여 대한민국에서 청양고추, 청양구기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청양고추 생산액이 540억 원 이상이고, 청양구기자 생산량은 연간 250여 톤으로 전국 생산량 중 70%를 차지하고 있다.
청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칠갑산과 청양고추일텐데, 청양군은 칠갑산 아래 천장호가 흐르는 인구가 적고 산이 많은 지역이지만 이름만큼 청정지역이다. 청양지역은 산간계곡과 분지형태의 부식질이 많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과 함께 밤낮의 일교차가 큰 기후 등으로 고추 재배에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칠갑산의 청정이슬을 먹고 자란 사양토가 많아 고추의 껍질이 두꺼워서 가루가 많이 생산되며, 색깔과 감칠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청양은 구기자로도 유명한데, 전국 생산량 중 70%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구기자 생산 및 유통 지역이고, 재배 역사 또한 길어 병충해에 약한 구기자 재배에 최적화된 노하우가 집적되어 있다.
구기자는 광합성을 많이 할수록 점점 좋은 영양분을 머금을 수 있어 7월부터 구기자를 수확하며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한다. 그리고 전국 최초로 구기자를 재배하기 시작해 구기자 조합과 구기자 시험연구소, 구기자 약초시장까지 위치하고 있는 청양의 구기자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이다. 청양군 마스코트는 ‘고추도령 구기낭자’로 2000년부터 8~9월 고추, 구기자 생산시기에 맞춰 청양고추 구기자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화려한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신나는 공연과 다양한 체험 행사 및 이벤트가 펼쳐지며, 각종 먹거리가 즐비하다. 축제기간 동안 고추 탑 쌓기, 고추 구기자왕 선발대회가 열리고, 마지막으로 군민의 안녕과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달집태우기’는 관광객들과 군민들이 색색의 풍선을 밤하늘로 날려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풍성한 행사이다. 그 밖에도 2017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청양 멜론도 15브릭스 이상의 고당도 제품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고, 매년 4월에 열리는 칠갑산 장승문화축제도 다채로운 볼거리가 많아 여행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경상남도 함양군은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제10호 국립공원인 덕유산 자락에 자리한다. 함양의 옛 이름을 ‘천령(天嶺)’이라 부르는데, 하늘과 맞닿을 정도로 높은 고개가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군내 80% 이상이 산악 지형으로 이루어진 지역이고, 울창한 초목이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래서 질 좋은 약초를 비롯하여 다양한 산열매와 산나물 등이 자생하고 있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조건 덕분에 함양은 예부터 ‘약초의 고장’으로 명성이 자자했고, 전국에서 이름난 한약상들이 꼭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지리산함양시장은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용평리에 있다. 용평리는 함양군에서 가장 번화한 시가지로 군청을 비롯한 행정기관과 경남은행, 함양농협 등의 금융기관이 자리한다. 함양 버스터미널도 있어 유동인구도 가장 많은 곳이다. 이러한 함양의 중심지에 자리한 지리산함양시장은 함양군에서 가장 큰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전통시장으로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비롯하여 지리산과 덕유산에 자락에서 채취한 다양한 약초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함양군민뿐만 아니라 함양을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 필수 코스이다.
지리산함양시장은 조선시대 말 개설되었던 함양장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함양장은 매달 2일과 7일에 장이 열렸다고 하며, 함양 상인들뿐만 아니라 경상남도 서부와 전라북도의 장수, 남원 지역의 상인들이 모여들었던 오일장이었다. 즉 경상남도와 전라북도 사람들의 만남의 장이 마련되는 곳이었다. 이후 1933년 ‘함양공설시장’이란 이름으로 개설되었고, 공식적으로 1983년 2월 ‘함양중앙시장’이란 이름으로 개장하였다. 시장 규모는 건물면적 15,217㎡로 총 15채의 건물에 128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었다. 그리고 장날이 되면 시장건물을 중심으로 129개의 노점이 형성되었다.
이후 2008년 인근에 있던 상설시장과 합병하면서 ‘함양중앙상설시장’으로 이름을 변경했으나, 그 이름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2015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지리산 청정고장에서 생산되는 우수 농·특산물을 취급하는 명실상부한 전국적 전통시장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굳히기 위해' 시장의 이름을 ‘지리산함양시장’으로 변경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지리산함양시장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이름을 달리했다. 하지만 함양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란 명성은 계속 잇고 있으며, 상설시장과 매달 2일과 7일 열리는 오일장으로 함께 운영되고 있다.
2018년 2월 지리산함양시장 안에 ‘지리산 맑은 장터’가 개장하였다. 이 장터는 특성화 점포로 함양군이 시장 내 소유한 5개의 점포를 하나로 합쳐 조성하였다. 건물면적은 126㎡이고 2층 규모로 이루어져 있다. 1층은 함양에서 생산한 다양한 약초를 비롯해 가공제품, 특산품 등을 전시 판매하며, 한쪽에는 장터를 방문한 고객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지리산 多방’이 있다. 또한 2층에는 ‘지리산 여민락’이란 이름의 다목적실이 운영되어 시장 상인들의 교육 및 회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