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우를 맛깔나게 즐기는 ‘홍성남당항대하축제’

    어족자원이 풍부한 천수만 끝자락에 위치한 남당항

    2024 홍성남당항대하축제 포스터
    2024 홍성남당항대하축제 포스터(사진출처:홍성군)


    충남 서해안의 천수만은 대하, 새조개, 꽃게, 주꾸미 등의 해산물이 풍부하다. 서산 AB 방조제 건립 이후 천수만의 최하단에 위치한 남당항은 여전히 포구로 존재한다.


    남당항은 대하의 대표적인 산란지이자 주요어장으로, 전국 대하생산량의 70~80%가 천수만에서 어획된다. 대하 이외에도 다양한 어물이 어획되지만 그중 대하는 남당항에서 가장 많이 어획되고, 맛도 좋다. 홍성남당항대하축제는 홍성군 주최로 열린다. 


    담백한 맛과 구수한 향을 지닌 남당리의 대하를 소재로 가을철에 열리고 있다. 남당항에서는 봄철에는 주꾸미, 가을철에는 대하, 겨울철에는 새조개를 주제로 축제를 여는데, 이중 대하 축제는 가을철 대하의 싱싱함과 고소함을 즐기려는 관광객 70만명 이상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8~10월 가을 대하가 가장 맛이 좋아

    대하 잡이는 9월 초부터 시작해서 11월초까지 지속된다. 가장 맛난 대하는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어획되므로, 이 기간에 맞추어 대하축제를 연다. 남당항의 대하는 시중에서 경험하는 대하와는 크기부터 다르다. 평균 길이가 20㎝ 정도로 크며 살이 통통하다. 제철을 맞은 대하는 달고, 담백하며, 고소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축제의 핵심은 서해안을 따라 약 1㎞ 정도 들어선 음식점들에서 대하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것에 있다. 대하 요리 중 대표적인 것은 소금구이, 회이지만, 대하찜, 튀김요리, 대하장 등의 맛깔 나는 요리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소금이 가득 담긴 냄비에 갓 잡은 대하를 넣으면, 대하가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살아 있는 생대하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대하와 함께 남당항의 가을철 대표 어종인 전어와 꽃게도 찜, 찌개, 구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내놓는다.  


    대하, 잡으면 다 내 것!

    대하를 먹는 것과 더불어 대하를 즐기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싱싱한 대하를 맨손으로 잡으면 다 내 것이다. 빈 봉지를 하나씩 들고 맨발로 대하가 가득 담긴 대형 수족관으로 들어가 대하를 잡는다. 매끈한 대하를 잡기 위해서는 면장갑이 필수. 한 손에 면장갑을 끼고 대하를 쫓아 이리저리 손을 움직여 본다. 갓 잡은 대하는 식당으로 가져가면 그 자리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조리해준다. 단연 많은 이들이 즐기는 대하 조리법은 갓 튀긴 대하튀김이다. 

  • 고흥 득량만의 개웅에서 걸어다니며 젓새우 잡기

    젓새우를 갯벌에서 잡는다고?

    김장철이 되면 불티나게 팔리는 젓새우는 젓새우과 갑각류이다. 얕은 진흙 바닥으로 이루어진 바다에 산다.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의 얕은 바다에서 살기에 걸그물(자망)을 이용해 잡는다. 해양식물의 먹이이고, 떼를 지어 이동한다. 대형 어선이 안강망으로 대량 어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깊숙이 육지로 내만된 득량만에서는 어부 홀로 대나무에 매단 작은 그물로 젓새우를 걸어 다니며 잡는다. 소일거리 삼아 먹거리를 마련하는 어부는 느긋하다. 밀대그물을 밀고 좁은 갯고랑을 따라 걷다 보면 젓새우가 그물에 걸린다. 득량만 갯벌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어업이다.


    농사를 짓는 농부가 어부가 된다

    갯벌의 젓새우잡이는 어업의 비중이 높은 마을에서는 행하지 않는다. 농업의 비중이 높은 해안가 주민들이 농사를 마친 후 물때를 보아 짧은 기간 동안 행하는 비전문 어로활동이다. 어선이 없어도, 특별한 어구가 없어도, 집 앞 갯벌의 개옹을 따라 걸어 다니면서 잡을 수 있기에 비전문가인 농부들도 가능하다. 젓새우를 잡아도 양이 얼마되지 않아서 경제적 가치를 매길 수는 없다. 주로 노인들이 경험을 토대로 행하던 어로 행위이다. 보성이나 순천에 거주하는 이들이 가족 단위로 놀이 겸 젓새우를 잡으러 득량만을 찾는다.


    발이 빠지지 않는 득량만의 갯벌

    득량만이 있는 고흥군은 벌교읍과 연결된 반도로 남해로 삐죽이 나와 있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고흥반도의 서편과 보성군 득량면 사이의 안쪽으로 깊숙이 내만되어 있으며, 고흥군이 바다 앞쪽을 막고 있어 아늑하다. 마을 서쪽이 바다로 열려있는데 우도를 비롯해 여러 개의 섬들이 해안선을 따라 열을 지어 있어 마을로부터 이들 섬들까지 갯벌로 연결된다. 갯벌에는 젓새우뿐만 아니라 꼬막, 굴, 바지락 등이 많고, 작은 개옹도 많다. 물이 빠지면 섬과 마을을 잇는 갯벌이 드러난다. 부드러운 개흙 갯벌은 발이 빠지지 않는다. 다른 마을 갯벌은 발이 빠진다. 득량만의 갯벌의 개흙은 썰물이 되면 드러난다. 바닷속 갯벌이지만 하루에 두 번 썰물에 드러난다. 햇빛을 받아 수분이 증발하기도 하고, 썰물에 드러나므로 물속에 잠겨 있는 시간도 얼마 되지 않는다. 오랜 세월 동안 득량만의 갯벌은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


    밀고 다니는 도구 ‘밀대그물’

    득량만 갯벌 위로 올라온 젓새우를 잡는 도구는 밀대그물이라 부른다. 밀대그물은 밀대와 그물로 이루어져 있다. 손에 쥘 수 있는 두께의 2m 이상의 긴 대나무의 끝부분에 작은 판을 단다. 갯벌을 밀고 다닐 때 대나무가 갯벌 바닥에 꽂히지 않고 부드럽게 미끄러지도록 조롱박이나 쳇바퀴를 달았다. 지금은 탄성이 좋은 비닐소재로 단다. 밀대 사이에는 촘촘한 그물을 주머니 형태로 만들어 단다. 그물 바닥에는 납과 두꺼운 면사줄을 달아 물에 뜨지 않도록 해둔다.


    젓새우를 잡자

    음력 9월부터 11월의 사리 때에 젓새우를 잡는다. 날씨가 추워지면 젓새우가 수심 깊은 곳으로 이동해 그 전에 잡아야 한다. 물이 많이 빠지는 세 물에서 열 물에 새우잡이를 한다. 갯벌에 갯물이 흐르는 개웅을 밀대그물을 밀고 다닌다. 밀대를 밀고 개웅을 걷다가 그물을 들어 새우가 들었는지를 확인한다. 바가지로 새우를 퍼서 등에 매고 있던 등거리에 담는다. 작업을 하는 도중이므로 바가지를 등 뒤로 넘긴 후 쏟으면 입구가 넓은 등거리에 젓새우가 쏟아진다. 갯벌에서 할 때 등에 맨 등거리는 대나무를 잘게 쪼갠 후 엮어 만든 어물 운반용구이다. 하루에 4~8㎏씩 잡을 수 있어 김장철에 유용한 재료로 쓰인다.

  • 강화도에서 전라도까지 원정가서 젓새우를 잡던 꽁댕이배

    꽁댕이배는 원정(遠程)한다

    2월이 되면 꽁댕이배는 덕적도 근해로 고기를 잡으러 나선다. 서너 척의 동네 배가 선단을 이루어 함께 나가며, 운반선도 따라나선다. 덕적도 근방의 문갑도 인근 바다를 ‘특해’라고 부르며, 20∼30척 정도 꽁댕이배가 함께 조업을 하는 큰 바다이다. 이중 강화도 배가 20여 척으로 많다. 양력 2월경 덕적도에서 젓새우잡이를 시작해 6월경에 전라도로 내려가 육젓을 잡기도 하고, 강화도 인근에서 오젓을 잡기도 한다. 이 기간에 꽁댕이배는 바다에 계속 떠서 조업을 한다. 육젓잡이는 전라도의 안마도, 군산 앞바다에서 주로 행한다. 배의 앞쪽이 뾰족해 파도를 가르며 항해할 수 있어 먼바다까지 원정을 다닐 수 있었다. 육젓잡이를 마치면 강화도로 올라와 강화도 인근에서 추젓잡이를 한다. 추젓은 8월부터 11월까지 잡는 새우이다. 이처럼 서해를 횡단하며 새우를 잡은 것은 젓새우를 일년내내 잡기 위해서였다.


    경기도 김치 속 재료, 강화 젓새우

    강화 새우는 한강과 임진강에서 흘러나오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곳에서 성장해 살이 통통하고, 껍질이 얇아 맛이 좋다. 경기도에서는 새우젓을 반찬으로 먹기보다 김치의 속 재료로 사용한다. 봄철에 어획한 오젓은 양이 적으면 젓갈을 담고, 많으면 건조해 사료로 팔았다. 건조 새우는 무인도에 널어 말렸다. 젓새우는 배에서 직접 담았는데,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배마다 소금을 싣고 다니며 직접 새우젓을 담았다. 음력 6월에 잡은 크기가 가장 큰 육젓은 여름철에 상하지 않도록 소금간을 세게 해 절인다. 가을에 잡은 추젓은 추석 이전에 잡은 것으로 담는다. 10월 20일이 지나면 새우가 단단해 젓갈로 풍미가 약하다. 김치를 담는 데 사용하는 젓새우인 추젓에 대한 수요가 높다.


    강화도의 젓새우잡이

    젓새우잡이는 물살이 약한 조금에 잡아야 새우가 뭉개지지 않아 좋다. 사리 때는 어획량이 많지만 새우의 형체가 온전히 남아 있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진다. 새우 그물은 15m 이상이 되는 깊은 바다에 놓는다. 그물을 내리고 여섯 시간이 지나 물의 흐름이 바뀌는데, 물의 흐름이 바뀌기 이전에 그물을 걷었다가 물이 돌아서 다시 흐르기 시작하면 그물을 다시 넣는다. 물의 흐름이 바뀔 때 그물을 그대로 두면 강한 물발에 그물이 찢어진다. 밤에도 물때의 흐름을 보아 그물을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해야 하므로 잠을 길게 자지 못한다.